(이사야 14:1-23, 멸망의 빗자루로 청소되는 자)

바벨론은 이사야 선지자가 활동하던 시대에 아직 강대국으로 부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에 가장 강했던 앗수르를 바벨론이 곧 능가할 것이다.
결국 역사는 이렇게 강자들의 행진이 되고 약자들은 늘 당하고 사라지고 마는가?
국제정치적으로는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모른다.
물론 강대국들의 역사에서도 강약이 교체되는, 또는 뒤바뀌는 역사를 볼 수 있다.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승자가 몰락하는 과정을 우리는 숱하게 본다.

바벨론은 지금 작지만 곧 커질 것이요 앗수르가 지배하지 못한 유다까지도 멸망시킬 것이지만
그도 결국 망한다.
그것은 특히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유다)을 “긍휼히 여기시며 ··· 다시 택하”는 것과 병행해서 일어난다.
하나님께서 유다를 회복시키시느라 바벨론을 멸망시킨다.
바벨론이 멸망당함으로 이스라엘이 본토로 돌아온다.
이스라엘의 구원은 바벨론의 심판이요 바벨론의 심판은 이스라엘의 구원이다.
바벨론에서 불렀던 포로들의 노래가 이제는 멸망당하는 바벨론 왕에게 부르는 노래로 바뀐다.
나중에 유다 백성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면서
“멸망할 딸 바벨론아 네가 우리에게 행한 대로 네게 갚는 자가 복이 있으리로다” 하고 탄원할 것이다.(시편 137편)
그리고 더 나중에 바로 이 노래대로 바벨론이 망할 것이며,
그때 이스라엘이 이제는 다른 “노래를” 할 것이다.
“압제하던 자가 어찌 그리 그쳤으며 강포한 성이 어찌 그리 폐하였는고”
그것은 “여호와께서 악인의 몽둥이와 통치자의 규를 꺾으”실 것이기 때문이다.

바벨론이 망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바벨론이 세상의 주인처럼 질렀던 고함과 호통이 사라지고 그들이 휘둘렀던 채찍질이 그치니
세상이 조용하고 평온해 진다.
그에게 억압을 받았던 자들이 “소리 높여 노래”하며 쓰러진 바벨론으로 인해 “기뻐”한다.
망함으로써 세상에 기쁨을 주는 자는 얼마나 비참한 자인가!
그가 망하기를 모두가 그렇게 고대한 자는 얼마나 불쌍한가!

바벨론이 갈 곳은 어디인가?
아, 바벨론이 사라지자 모두 기뻐하는데 그가 오는 것을 환영하는 곳이 한 군데 있다.
바로 “아래의 스올”이다.
지옥이 바벨론을 “영접”한다.
지옥에 가는 것이다!
“하늘에 올라” 자신의 “자리를 높이리라” 하고
“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가 지극히 높은 이와 같아지리라” 하던 바벨론이
“스올 곧 구덩이 맨 밑에 떨어”진다.

이 일은 단지 국제정세의 변화에 의해 일어나는 강대국 교체의 현상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이요 교만하고 거만하고 오만한 자를 제거하시는 심판이다.
하나님께서 “일어나 그들을 쳐서” 그들이 망하는 것이요,
하나님께서 “멸망의 빗자루로 청소”하여 제거되는 것이다.
바벨론의 멸망은 그들의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바벨론에 대해서도 “남은 자”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스라엘의 “남은 자”와는 전적으로 다르다.
바벨론에도 “남은 자”가 있을 것이지만 그들과 그들의 “아들과 후손”이 바벨론에서 끊어질 것이다.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바벨론에도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이미 망한 바벨론에서 끊어졌다.
그리고 사실 그들은 “남은 자”가 아니다.
그들은 “멸망의 빗자루로 청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바벨론 사람들 가운데 누가 마지막에 남더라도 나라는 이미 망했고,
그들 “남은 자”도 스올이라는 쓰레기통으로 처분될 것이다.
그들은 사라지므로 남은 자가 아니다.

바벨론, 그들은 남의 “땅을 망하게 하였고” 그 “백성을 죽였으므로” 심판을 받는다.
이와 같이 “악을 행하는 자들의 후손은 영원히 이름이 불려지지 아니”할 것이다.
이것은 바벨론의 죄악이지만, 어느 시대나 이렇게 하는 자들, 특히 강자들, 강대국들은 바로 바벨론이다!
강대국들, 그들은 많은 땅을 차지하고 세상을 지배한다.
그러면 그들은 성경이, 그리고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라는 약속에 해당되는 자들인가?
아니다.
그 반대다.
그들은 남의 “땅을 망하게 하였고” 그 “백성을 죽였으므로” 온유한 자가 아니요,
온유하지 아니하므로 그들은 하나님께로부터 땅을 기업으로 받지 못한다.
그들이 차지한 땅, 정복한 영토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업이 아니다.
그들은 결국 “밟힌 시체”로 쌓일 스올의 땅을 넓혔을 뿐이다.

강자와 강대국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끝까지 의지하는 자만이 기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