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7:1-15, 의의 호소)

성도가 언제나 의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도는 언제나 하나님께 기도하는 자요,
그 기도의 핵심에는 “호소”가 있다.
하나님께 “호소”하는 자가 성도다.
성도만이 하나님께 “호소”한다.
성도는 세상에서 억울하게 고난을 받는 중에 하나님께 호소하며,
때로는 죄를 짓고 그것을 깨달아 몹시 괴로워하며,
또는 그 죄로 인해 하나님께로부터 징계를 당하는 가운데 통회하며 호소한다.
본문은 다윗이 의로운 가운데 원수로부터 겪는 고난 중에 울부짖는 “의의 호소”다.

“호소”란 간청이요 애원이요, 이 본문에서는 정당한, 의로운 ‘이유’이기도 하다.
보다 넓으면서 분명한 뜻은 곧 기도다.
다윗이 “의의 호소”를 하는 가장 중요한 전제는 그가 의롭다는 사실이다.
그는 죄를 짓다가 그 책임을 치르느라 고난 중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무죄한데 원수들이 그를 대적한다.
다윗의 의로움은 무엇인가?
거짓되지 아니한 입술, 흠 없음, 결심하고 입으로 범죄하지 않음이다.
그는 특히 입으로 죄를 짓지 않았다.
즉 그가 말로 잘못하여 원수들이 그것을 공격의 빌미로 삼을 일을 하지 않았다.
또한 그는 억울한 고통을 당하는 가운데 똑같이 상스러운 공격을 가하며 입으로 죄를 짓지 않았다.
아, 그가 입으로 한 일은 지금 하나님께 호소하는 것이다.
그가 지금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음은 그가 평상시에 어떻게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음을 전제한다.
그는 늘 입으로 기도하는 자다.

그의 의로운 입의 근원이 있다.
그것은 그의 의로운 마음이 아니라, “주의 입술의 말씀”이다.
다윗의 입은 하나님의 “입술”을 따르고 있다.
다윗이 의로울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따랐기 때문이다.
성도의 의는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온다.
하나님께서 의롭게 하심으로 성도가 의롭게 된다.
그저께 본문에서
누가 성도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에 모자란 나의 모습 때문에
나는 성도가 아니라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리 되도록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나아가야 하는 것처럼,
나의 입은 여전히 의롭지 못하지만
나는 하나님께 부르심을 받은 성도로서 내가 어떻게 하나님의 거룩하신 말씀을 따라
나를 삼가야 할지 안다.
나는 나를 삼갈 것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므로 나의 호소, 즉 간청과 애원은
내가 “주의 입술의 말씀을 따라 스스로 삼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도록 하나님께서 도우시는 선하신 권능에 순종하기를 결심하는 것이다.

이 시에서 다윗은 의로운 성도로서 악인들에게 고난을 받는 가운데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고 구원해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한다.
그래서 이 시에서 간구의 내용은 거의 전적으로 다윗 자신에 대한 것이고,
그리하여 “나”라는 단어가 굉장히 많이 언급된다.
“나의”, “내”, “내가”, “나를”, “나는”.
수를 셀 필요 없이 이 단어들이 반복되고 반복된다.
그러나 이 시는 다윗이 자신을 위해 하나님께 호소하는 기도일 뿐 아니라,
성도들과 함께 아뢰는 호소이기도 하다.
본문에 성도들을 “주께 피하는 자들”, 그리고 “우리”라고 한두 번 ‘복수’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 시에서 “나”는 모두 ‘성도’를 가리킨다.
이 시는 다윗의 호소이면서 성도의 호소다.
그리하여 이 기도는 나의 기도다.
그러나 또한 다윗이 자신의 긴급한 상황에서 구원을 호소할 때에
“주께 피하는 자들”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을 고백하였듯이,
그보다 더 다윗이 모든 성도를 염두에 두고 이 호소를 하였듯이
나의 기도가 성도들을 위한 중보로 더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의의 호소”다.

전 지구적인 역병의 재앙이 여전히 위협적이다.
우리나라의 상황만을 볼 것이 아니라 세계의 실상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감염자가 450만 명을 넘어섰고 3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하루에 천 명 이상씩, 심지어 수만 명씩 확진자가 늘어나는 나라도 있다.
나만 보지 않고 “주께 피하는 자들”, “우리”, 성도를 본다면
나의 “호소”가 얼마나 더 광범하고 간절한 중보기도가 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하나님께서 오늘도 여전히 각처에서 그의 자녀를 부르고 계시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사실 내가 위하여 호소할 성도는 곧 세상의 모든 사람을 위한 기도여야 한다는 것이 분명하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 가운데
이 병에 걸려도 될, 즉 내가 기도하지 않아도 될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겠는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