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8:1-17, 전략인가 순종인가)

이스라엘로서는 호된 시련을 치렀다.
모든 일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다 잘 되고 있었다.
아이 성에서의 패배는 예기치 않은 사건이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아간의 범죄가 드러나고
그것을 하나님께서 공의로 처리하시는 광경을 두렵게 목도해야 했던 것이다.
아간의 범죄보다도 하나님의 전지하심이 더욱 놀랍고 두려웠다.
아간이 아무도 몰래 한 일을 하나님이 다 아시다니!

그것은 얼마나 두렵고 놀라운 일이었는가!
이 놀라움과 두려움을 하나님은 아셨다.
그래서 이 일 후에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하신 말씀은
“두려워하지 말라 놀라지 말라”였다.
하나님의 전지하시고 전능하신 권능을 경험한 뒤에 가질 수 있는 마음에는
당연히 두려움과 놀라움이 있고,
그것은 거의 의기소침과 연결된다.
이런 일을 경험하고서 어찌 근신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러나 또한 하나님의 권능을 경험한 자는
그 놀라운 권능을 의지하여 더욱 담대하고 바른 일을 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야 할 것이다.
근신하되 담대하고, 겸손하되 흔들리지 않는 것,
이것이 하나님의 권능 앞에서 성도의 자세다.

아이 성의 두 번째 공격은 여리고의 경우와는 사뭇 달랐다.
여리고는 아마도 군사적으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한 곳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여리고의 공격을 전적으로 비군사적인 방식으로 임했다.
여리고는 이스라엘의 칼로 무너지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함성이 아니라 하나님의 권능이 여리고를 무너뜨렸다.

이에 비해 아이 성의 두 번째 공격은
거의 전적으로 군사적인 전략을 펼친 것 같다.
선발대의 유인이 있고 매복한 복병들의 후발 공격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매복 5000명, 유인을 위한 선발대 25000,
총 30000명이 동원된 거대한 군사적 행동이었다.
거기에는 심리적인 전략도 포함되었다.
이스라엘의 병력이 나섰다가 쫓기자
아이 성의 병사는 신이 나서 ―2승을 확신하고―
성에 아무도 남을 것 없이 모두 추격에 나섰다.
그들은 아예 성문을 열어놓고 뒤쫓았다.
이스라엘은 그들의 자신감의 허점인 방심을 노려
매복으로 성을 정복하고 성밖으로 나온 적군을 양공으로 섬멸할 것이다.
최고조에 달했던 아이 성 군대의 사기가 밑바닥으로 완전히 추락하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이스라엘은 그렇게 1패를 보복할 것이다.
아주 치밀한 작전을 수행했다.

그러나 진실로 놀라운 것은 승패의 관건이 전략에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여리고의 정복은 군사적 작전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 성의 정복은 군사적 작전의 결과인가?
아니다.
진실은 두 승리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한 순종의 결과였다는 사실이다.
하나님은 비군사적으로든 군사적으로든
어떤 식으로든 하나님의 뜻을 행하신다.
작전의 방법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비군사적인 것은 영적이요 하나님의 뜻이며,
군사적인 행동은 비신앙적이요 인간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여리고 성의 승리와 아이 성 승리의 공통점은
작전의 유무, 행동방식의 종류에 있지 않다.
그 여부는 순종에 있었다.
하나님이 비군사적인 행동을 명령하시면 그렇게 하고,
군사적인 작전을 명하시면 그렇게 하시는 것이다.

당연히 이 순종의 여부에는 범죄라는 요인이 매우 중요하다.
그냥 성을 돌며 행진하라고 하셨는데 칼을 휘두르든가,
매복 작전을 지시하셨는데 겁 없이 모두 공격대에 가담하는 것은
당연히 불순종이다.
그러나 더욱 문제가 되는 불순종은
아간이 한 것과 같은 범죄다.
하나님의 것을 도적질하고 하나님을 속이는 것,
이러한 범죄야 말로 불순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