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7:1-10, 하나님의 아들과 닮은 자)

구약에 나오는 사건과 인물 가운데
가장 신비로운 자로 멜기세덱이 손꼽힐 것이다.
그는 모세의 율법이 나오기 전에 제사장,
그것도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으며,
이스라엘의 조상인 아브라함에게서 십일조를 받았고,
예루살렘과 직접 ―왕으로― 관련된다.
율법이 있기 전에,
이스라엘이 혈통으로서 민족을 이루기도 전에,
예루살렘이 영적 · 정치적 중요성을 갖기도 전에
멜기세덱은 율법과 이스라엘 민족과 예루살렘의 왕위를 선취한 자다.
참으로 신비로운 인물이다.
구약에 딱 한 번, 아주 살짝 스쳐지나가는 이 인물을
다윗은 선지자로서 알아보았다.
그는 여호와 하나님과 자신 외에 제3의 인물로서 “주”를 언급하며,
여호와께서 그 “주”에게 “너는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라 영원한 제사장이라”고
선언하셨다는 사실을 그의 시편에 기록하고 있다.(시편 110:4)

오늘 본문은 이 멜기세덱이 “의의 왕”이요,
“평강의 왕”이며,
족보도 시작도 알 수 없음을 근거로 들어
“하나님의 아들과 닮”았다고 선언한다.
히브리서의 필자는 다윗 이상으로 멜기세덱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과 닮”았다.
그가 구약시대에 잠시 특정한 목적을 위해 땅에 내려왔던
성자 예수님인지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그가 구약시대에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하나님은 구세주를 기다리도록 이미 일찍부터
그가 어떤 자일지 충분히 알게 하셨다.
멜기세덱이 예수를 닮았다면
역으로 예수가 누구인지를 멜기세덱을 통해 알 수도 있다.
예수는 의의 왕이요 평강의 왕이요 레위 족보와 무관한 하나님의 제사장이다.
예수는 예루살렘의 왕이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정치적 · 영적 중심이다.
예루살렘은 다스림과 권능의 중심이다.
예수가 바로 그러하다.

예수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은 예수와 닮은 자로 하나님께서 미리 보내신 자를 통해 알 수 있다.
성경이 증언하는 그 핵심을 잘 이해한다면
예수가 누구인지, 그를 예표하는 인물과 사건과 장소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하나님은 예수와 닮은 자를 미리 표상으로 보여주셨다.

이것은 또한 역으로 내가 과연 예수를 닮은 자인지를 자문하게 한다.
그것은 내가 예수와 같이 구세주인지를 묻는 것이 결코 아니다.
내가 이제 예수를 믿은 자로
내가 얼마나 예수를 따르고
그를 믿는 자로서 살고 있는가의 자문이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인물이 절대로 아니다.
그러나 성도는 세상에 약속된 구세주가,
그 약속을 성취한 구세주가 누구인지를 증언하는 자로 부름 받았다.
세상은 성도를 보고 예수가 누구인지를 알아갈 것이다.
아, 이것은 대단히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하나님께서 성도에게 주신 특권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나는 나의 최대의 부끄러운 질문 앞에 선다.
‘너는 예수를 닮았는가?’
‘너는 네가 믿는 바와 같이 살고 있는가?’,
‘너는 예수처럼 의와 평강을 세우는 자인가?’,
인간적 능력을 과시하는 허탄한 외모는 하나님께 전혀 중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