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12:31-37, 쌓은 선, 쌓은 악)

짧은 본문 두 단락에서 관통하는 핵심어는 “말”이라 할 것이다.
성령을 모독하고 거역하는 죄,
결코 사하심을 받을 수 없는 그 죄는 “말”로써 범하는 죄다.
“열매로 나무를 아느니라”는 말씀은
사람이 “말”로써 판단된다는 뜻이다.
사람의 생명, 구원의 여부가 “말”과 직결된다.
말은 굉장히 중요하다.

말을 두 차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말과 행동을 구분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말과 행동을 같은 의미로 보는 것이다.
전자는 말은 겉이고 마음과 행동이 속이다.
겉으로는 이런 말을 하면서
속으로는 전혀 다른 저런 생각을 하고 저런 행동을 한다.
이러한 모순은 겉과 속이 다른 위선이요 외식이다.
이때 말은 결코 진정한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겉으로서 말보다 속의 생각과 행동이 진정한 판단 앞에 설 것이다.

그러나 후자에서는 말이 곧 행동이다.
산상수훈에서 예수께서 하신 설교는 이것을 전제한 것이다.
말로써 하는 것을 행동으로써 하는 것과 동일시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살인을 예로 드셨다.
말로써 죽일 놈이라고 욕하는 것은
실제 그를 살인하는 행동과 같다!
예수님은 말과 행동을 마음과도 동일시하셨다.
마음으로 음욕을 품는 것을
행동으로 간통하는 것, 성폭력을 휘두르는 것과 같은 것으로 판단하셨다.

오늘 본문에서의 말은 후자와 연결된다.
본문은 마음은 안 그런데 말로 농담으로 성령을 모독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말로 성령을 거역”하는 것은 그의 마음과 행동이 성령을 거역한 것이다.
그러므로 용서받지 못한다.
다음 단락에서 그것을 더 깊이 설명하실 때
예수님은 사람이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고 단언하셨다.
마음에서 말이 나온다.
그 말은 행동의 한 유형이다.
마음과 말과 행동이 하나다.
마음에 가득한 것,
그것을 예수님은 다시 “쌓은 선”과 “쌓은 악”으로 구분하셨다.
선한 말과 악한 말은 마음에서 선을 쌓은 결과이며
마음에서 악을 쌓은 결과다.
농담이든 진담이든 말은 마음에 쌓여있는 것의 표출이다.

나는 이 말씀을 참으로 두렵고 심각하게 듣는다.
왜냐하면 내가 하는 말이 실제로 마음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하루 종일, 평생 선한 말만 하지는 않았다.
나는 화를 참지 못할 때 악한 말을 쏟았다.
그때 그것은 내 속에 있던 것이다.
나는 이렇게도 말해야 한다.
나는 화를 참지 못할 때 악한 말을 쏟는다.
그때 그것은 내 속에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전에는 그랬다고 말할 수 없다.

아마도 대체로 선한 마음을 품고 선한 말을 하는 대상이 있고,
그 반대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사람을 차별해서 내게 잘 하는 사람에게는 선을,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악을 품거나 표현할 것이다.
이것도 문제인데 더 심각한 경우가 있다.
내게 선대함으로 내가 선대하는 사람에게
수가 틀리면 내가 악한 마음을 품고 악한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에 따른 차별뿐 아니라,
상황에 따른 차이도 있다.

문제는 무엇인가?
내 안에 악이 있다는 것이다.
아, 심지어 그것은 가득 차기까지 한 것이다!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
이 말씀은 마음에 가득해야 말로 표출된다는 뜻이라기보다,
실제적으로는 내가 하는 모든 말이 ―적게 말하든, 많이 말하든―
내 마음속에 가득한 것이 표출된 형태라는 것이다.
내가 평상시에 잘 하다가 어쩌다 한번 지나친 말을 했을 경우
그것이 실수로, 마음과 다른 말로 미화될 수 없다!
아무리 빈도수가 적게 나온 말이라도 그것은 내 속에서 나왔고,
아! 그것은 내 속에 쌓인 것이었으며,
내 마음에 가득한 것이다!!
악한 말만 하고 다녀야 그것이 마음에 가득한 악의 표출인 것이 아니다.
나는 매우 위선적이어서
속에 가득하고 쌓여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말로는― 안 그런 척 위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기어이 나오고 만다.
그것은 실수가 아니다.
체면을 관리하지 못한 실수일 수는 있겠지만,
내 속에서 없던 것이 나오는 실수는 아니다.
이러한 내 마음속을 볼 때 나는 좌절한다.
나는 내 말로 정죄함을 받는다!

그러나 주님께서 이 절망과 무력감을 어디로 이끄실 것인가?
내가 이러한 말들로 성령을 모독하고 거역하고 있는가?
내가 말로써 성령을 대적하는 악한 말을 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사하심”을 받을 수 있다!
예수님은 심지어 “말로 인자―예수님 자신―를 거역”하는 죄도
사하심을 얻을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아, 내가 숱하게 하는 모든 마음과 혀와 행동의 죄악들이
하나하나 예외 없이 하나님의 공의로운 판단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사하심을 받지 못할 죄, “정죄함”을 받을 죄,
바로 성령을 모독하고 거역하는 것이 아니면 사하시겠다는 약속 아닌가!
이 약속을 의지하여 나는 나의 악한 말들을 참으로 회개하며,
그것을 쌓았던 내 마음속의 악들을 참으로 통회한다.
나는 너무 악하고, 죄가 많으므로
하나님의 긍휼만을 의지한다!
나의 죄 많은 것을 용서하옵소서.
성령을 거역하고 모독하는 죄만큼은 짓지 않도록 감화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