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36:1-15, 홀로 큰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는 이)

이 시는 각 절마다 후렴이 반복되어
꼭 같이 부르도록 지어진 노래의 가사다.
혼자 읊조리는 시가 아니라 공동체의 노래로 부르는 시인 것이다.
매 구절마다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가 반복된다.
그 앞에서 선창되는 부분은 하나님께서 인자하신 근거를 나열한다.
하나님이 선하시므로,
신들 중에 뛰어나시므로, 주들 중에 뛰어나시므로
하나님은 영원토록 인자하시다.
물론 그것은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하나님은 영원토록 인자하시므로,
선하시며 신들 중에 뛰어나시며, 주들 중에 뛰어나시다.

그리고 시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
곧 창조와 출애굽의 사건으로 이어진다.
출애굽은 곧 구원이요, 구원은 타락과 범죄가 전제된 것이므로
성경 전체의 역사가 여기에 들어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창조와 구원의 역사는 한 마디로 말할 수 있는데,
곧 하나님은 “홀로 큰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는 이”다.

“홀로”.
만일 아무리 큰 기이한 일이라도
누구나 할 수 있거나, 소수라도 그것을 할 수 있는 이가 또 있다면
하나님만이 영원히 인자하신 분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창조하신 일, 구원하시는 일은
오직 하나님만 “홀로” 하시는 일이다.
하나님께서 이 일들에 누구의 협력이나 도움이 필요하지 않으셨고,
그 누구도 하나님 같이 이 일들을 할 수 있는 이가 없다.

하나님이 “홀로” 하시는 일은 “큰 기이한 일들”이다.
창조는 얼마나 “큰 기이한 일”인가!
출애굽의 역사는, 가나안의 정복은 얼마나 “큰 기이한 일”인가!
사실은 하나님이 하시는 모든 일들이 “큰 기이한 일들”이다.
어떤 일이 사소한 허드렛일이겠는가?
해가 뜨는 일?
달이 한 달 주기로 지구를 도는 일?
은하수와 우주의 별들이 제 위치에 자리 잡고,
바람이 불고 해류가 교차하고 화산이 폭발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모든 생물이 성장하고,
사람들은 생각을 하고 고안하고 발명하는 일?
모든 일이 다 중요한 일이요 하나님의 “큰 기이한 일들”에 속한다.

우주와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상의 일들이 “큰 기이한 일들”일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그것을 행하시기 때문이다.
그것은 저절로, 또는 우연히 되는 일이 아니다.
하나님을 부인하는 자는
결국 자연을 신성화하고 목적 없는 우연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그것으로는 결코 답할 수 없는 이 우주의 신비를 그 답으로 뭉개버린다.

그리고 하나님은 “홀로 큰 기이한 일들을” 행하셨던 분이 아니라
“행하시는 이”시다.
한때는 능력 있는 이적으로 신화와 전설을 지어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과학에 풀이 꺾여버린 과거의 신이 아니다.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의 능력과 역사는 현재적이다.
하나님은 지금도 그 일을 하신다.
하나님의 권능은 과거뿐 아니라 현재에 속한다.
세상의 전설과 신화는 모두 과거의 이야기다.
아무것도 현재적이지 않다.
오직 하나님만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다.

하나님이 “홀로 큰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는 이”이기 때문에
나는 하나님을 지금 믿는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는 과거로 끝나지 않고 현재 계속되고 있다.
“홀로 큰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는 이”이신 하나님은
내게 한때 그러했던 분이 아니라
지금, 앞으로 영원히 그러하신 분이다.
한때 과거의 이력으로써는 그의 인자하심이 결코 영원할 수 없다.
그러한 존재라면 ‘과거에는 그가 인자했었더라’는 후렴이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인자하심이 영원함이로다”는
“홀로 큰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는 이”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 그리고 이 한 주간
“홀로 큰 기이한 일들을 행하시는 이”의 영원하신 인자하심을
감사하고 찬양하며 오로지 그를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