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30:1-20, 돌아옴, 돌아오게 하심)

40년의 광야 생활을 지나고 가나안에 들어가는 순간에
하나님은 들떠 있지 않으시다.
오히려 더욱 차분하고 더욱 냉철하며 더욱 현실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에게 훈계하신다.
드디어 가나안에 들어가려는데
하나님은 축복만이 아니라 저주에 대해서 더 길게 말씀하신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너무도 잘 아시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보다 불순종하기를 더 쉽게 하며 더 좋아한다.
아, 내가 그렇다!
그러니 나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 앞에 나를 경책해야 한다.

하나님이 직시하시는 이스라엘의 성향과 현실은
가나안에 들어가서도 범하게 될 불순종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불순종에 대한 경각심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신다.
불순종의 결과는 하나님의 저주요,
그것은 곧 하나님을 떠난 자가 겪는 방황이다.
하나님이 계속 경고하시는데도 끝까지 돌이키지 않을 때
출애굽의 백성이 결국 다시 포로가 되고 다른 나라에 쫓겨간다.
하나님이 해방시켜 주었더니 다시 스스로 압제 아래 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이 인생의 어리석음이요 비극이다.

그러나 그것이 끝은 아니다.
하나님은 다시금 이스라엘에게 촉구하신다.
하나님을 떠난 자가 “돌아오면” 그가 어디에 끌려가 있어도
─“하늘가에 있을지라도 ··· 거기서”─
하나님이 “모으실 것”이며 “이끄실 것”이다.
아무리 잘못하여 벌을 받는 중이라도 하나님께 다시 “돌아오면”
하나님께서 쫓겨난 곳에서 다시 “돌아오게” 하신다.

지금 비극 가운데 있는가?
최악의 곤고함을 겪고 있는가?
거기서 빠져나오는 길은 오직 하나님께 돌아오는 것이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거기서 돌아오게, 즉 빠져나오게 하실 것이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출애굽의 구원을 베푸셨고
다시금 바벨론 포로로부터의 해방을 이루시는 분이다.

그런데 사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이스라엘이 ─성도가─ 불순종하여 하나님을 떠나면
그가 돌아오려 하기 전에 이미 하나님께서 그가 돌아오도록 주권적으로 도우신다.
본문과 같이 이미 오래전부터 수차례나 이러한 상황을 예고하신다.
즉 하나님을 떠나 다른 데 끌려간 자에게 돌아오라고 하시는 말씀은
사실 하나님께서 그가 돌아오게 하신다는 말씀이다.
하나님께서 그의 마음을 움직여 감화하시고
죄를 깨닫고 더 계속해서 죄짓기를 멈추고 이제는 하나님께 돌아오도록 마음을 돌이키게 하신다.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을 건드리지 않으시면 나는 회개도 못한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내 마음을 돌아오게 하심으로 내가 하나님께 돌아오고,
그러면 하나님께서 나를 그 궁지에서 돌아오게 ─헤어나오게─ 해주신다.
이것이 돌아옴과 돌아오게 하심의 역사다.
더 정확히 말하면 돌아오게 하심과 돌아옴과 돌아오게 하심의 역사다.

그런데 하나님이 어떤 때는 돌아오게 하시고 어떤 때는 방임하시는가?
그리하여 왜 하나님이 나를 돌아오게 하지 않으시는가 하고 하나님께 핑계를 대로 따질 수 있는가?
그것은 참으로 어리석고 배은망덕한 일이다.
하나님이 나를 버리신 적이 없다.
언제나 내게 말씀하셨다.
속삭이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때로는 우레와 같은 두려운 고성으로.
그래도 듣지 않은 적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도 나의 죄가 멈추지 않은 적이 얼마나 많은가!
아, 사랑 많으신 아버지 하나님은 언제나 내게 가까이 계셨다.
“오직 그 말씀이 네게 매우 가까워서 네 입에 있으며 네 마음에 있은즉
네가 이를 행할 수 있느니라”
지금 이렇게 말씀하고 계시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