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4:32-43, 지나간 날을 상고하여 보라)

모세가 가나안에 들어갈 이스라엘 백성에게 촉구하는 것은
“지나간 날을 상고하여 보라”는 것이다.
이것은 ‘그때가 좋았어’ 하고 과거의 추억에 젖어 살라는 뜻이 아니다.

우선 “지나간 날”의 범위가 사람의 상상을 초월한다.
“네가 있기 전 하나님이 사람을 세상에 창조하신 날부터 지금까지”다.
한때 잘 나갔던 적, 소싯적 정도가 아니다.
인간 역사의 시작까지 소급한다.
그것은 바로 천지창조까지다.
하나님께서 만물과 사람을 창조하신 날이 “지나간 날”의 시작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때 시간이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태초 이전에 하나님이 계셨지만 그때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는 영원의 때이다.
하나님의 영원한 시간은 “지나간 날”에 속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이 계산하고 추정할 수 있는 시간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의 기억과 “상고”의 시작은
태초, 즉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날”이다.

무엇을 “상고”할 것인가?
사람의 추억은 모두 자기중심적인 되새김이다.
대체로 자신의 자랑거리가 될 일들과 잊지 못할 부끄러운 사건들이 약간 더해지는 정도다.
그러나 모세는 지금 “하늘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일어난) 이런 큰일”,
즉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상고하여 보라고 한다.
그것은 “어떤 신”도 하지 못한
“시험과 이적과 기사와 전쟁과 강한 손과 편 팔과 크게 두려운 일로 한 민족을 다른 민족에게서 인도하여 낸 일”이다.
즉 출애굽 사건을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출애굽의 기적만 행하신 것이 아니다.
노아 홍수를 통한 심판과 구원, 바벨탑의 파괴, 아브라함을 부르신 일, 요셉을 통한 애굽과 이스라엘의 구원 등,
얼마든지 많은 일이 있었다.
모세가 이 말을 한 시점 이후에도 성경은 수많은 하나님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그 모든 것이 “상고하여 보”아야 할 일들이다.

하루를 지나고, 한 달과 일년이 지나고, 십년이, 그리고 평생이 지나도록,
우주의 길고 긴 세월이 다 지나도록 하나님이 하신 기이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을 기억하고 묵상하는 것이 성도의 “상고”다.

그 “상고”의 결론은 무엇인가?
곧 “오직 여호와는 하나님이시요 다른 신이 없는 줄을” 아는 것이다.
하나님만이 신이시다.
나머지는 모두 피조물이다.
또는 기껏해야 사람이 지어낸 허구다.
하나님 외에는 다른 신이 없으므로 아무것도 내게서 신의 대접을 받을 것이 없다.
하나님만 예배와 헌신의 대상이다.

그리고 그 다음 결론은
그러므로 “네 하나님 여호와의 규례와 명령을 지키”는 것이다.
하나님만이 신인 것을 아는 것으로 그칠 수 없다.
그 지식은 곧 진리로서 나를 반드시 움직인다.
만일 내가 하나님 말씀을 “지키”는 열매를 맺지 못하면
내가 제대로 믿지 못한다는 뜻이요
하나님만이 신이신 것을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내가 말씀대로 살지 못하면 나의 믿음이 헛된 것으로 드러난다.
그런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하나님을 아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그 지혜는 살아서 역사하는 능력 있는 진리다.
내가 이것을 믿사오니 나의 삶에 말씀 순종의 열매가 맺히기를 바라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