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라 5:1-17, 진실한 고백, 진실한 조사)

4장과 5장은 모두 성전 건축에 대한 이의 제기와 그 이후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일의 동일한 진행 순서를 볼 수 있다.
귀환한 유다 백성이 성전을 건축하자
4장에서는 같이 건축하겠다고 우기더니 거절을 당하자 돌변하여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어 건축을 방해하고
왕(아닥사스다)에게 유다를 비난하는 상소문을 냄으로써 그들의 뜻을 관철했다.

5장에서는 유다 백성들이 선지자들의 예언에 따라 성전의 건축을 재개하자
담당 관리들이 “누가 너희에게 명령하여 이 성전을 건축”하느냐는 물음으로 사건이 발단된다.
이번에도 이들은 왕(다리오)에게 상소문을 냈다.
그러나 이들의 글은 내용이 사뭇 다르다.
그것은 고발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4장의 관리들은 이미 유다 백성을 단죄하고
그에 대한 조처―성전 건축의 중단―를 왕에게 호소했다.
그들의 고발은 유다와 예루살렘 백성이 “항상 반역하는 일을 행”해온 “패역하고 악한 성읍”이라는 것이고
그것이 “조상들의 사기를 살펴보”면 알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왕은 그 상소에 따라 “사기”를 “살펴보니
과연 이 성읍이 예로부터 왕들을 거역하며 그 중에서 항상 패역하고 반역하는 일을 행하였”다는 것을 확증하고
성전과 성의 건축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로써 대적들의 뜻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5장의 관리들이 왕에게 올린 상소문은 고발이 아니라 조사에 대한 의뢰였다.
그 가운데 유다에 대한 비난은 없다.
그들은 유다 지도자들에게 상세한 내력을 듣고
그것을 자신의 시각으로 왜곡하거나 굴절함이 없이 그대로 왕에게 전한다.
그 글에서 그들은 유다 사람들에게서 들은 대로
“지극히 크신 하나님”이라는 말을 옮기고,
유다의 조상들이 범했던 죄를 자신들의 단죄가 아니라 유다 백성의 말의 인용으로 언급하며,
무엇보다 사안의 핵심인 ―누가 성전 건축을 명령했는가?― 고레스 왕의 조서에 과연 그러한 내용이 있는지를 조사해줄 것을 부탁한다.
그들은 자신의 판단 없이 유다의 말을 충실하게 옮겼고 핵심 사안을 정확히 짚었다.
그것은 진실한 보고와 질문이었다.
그들은 유다를 비난하거나 고발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실이 무엇인지를 알려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그리하여 이 상소문을 받은 왕은 막연히 “조상들의 사기”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고레스 왕이 조서”를 내렸는지를 조사할 수 있었다.
그것은 왕이 정확한 문서를 찾아 정확하게 답변할 수 있도록 도운 보고와 질문이었다.
진실한 질문이 진실한 조사를 가능하게 했다.
이로 보건대 4장의 관리들도 분명히 핵심 사안이 무엇인지 알았을 것이나
그것을 상소문의 내용에 의도적으로 옮기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

사실 이 모든 일은 왕의 결정이나 조서나 관리들의 선의나 진실함에 의해 시작된 것은 아니다.
먼저 하나님의 명령이 있었다.
하나님의 “마음을 감동시키”시는 권능이 있었다.
선지자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한 “예언”이 있었다.
하나님의 말씀이 역사의 시작이요 동력이다.
그 어떤 것으로 그것을 대체하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