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3:1-12, 거기서 배 타고 구브로에 가서)

안디옥은 현재까지 복음이 전파되어 교회를 이룬 최전방이다.
전선은 계속 이동할 것이다.
예수 부활의 첫 증인들은 예루살렘에 있는 제자들이었다.
그들은 사마리아에 이르렀고, 다메섹으로, 안디옥으로, 다소로 퍼져 나갔다.
그들이 이른 곳은 은신처가 아니라 복음의 최전방이 되었다.
그들은 가는 곳마다 새로운 복음의 공동체를 만들었고 그리스도인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교회가 사방에 세워진 것이다.

그것은 인간세계에서 자연히 일어나는 이주 현상이 아니었다.
사람이 여기저기 움직이고 교류하고 끼리끼리 모여 형성되는, 우연한 또는 자연적인 관계와 집단이 아니었다.
이들은 주님에 의해 약속과 명령으로 제시(계시)되었고
주님의 뜻으로 이루어져 가는 새로운 운동이었다.
주님의 목적이 있었고 그 목적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부르셔서
주님이 그 뜻을 성취하고 계셨다.
주님은 지금도 그렇게 하신다.

성도들은 일차적으로 육로로 이동을 했다.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그들은 걸어갔다.
그렇게 하여 예루살렘을 떠나 온 유대에 이르고,
사마리아를 벗어나 수리아와 길리기아 지방까지 이르고 있다.
모든 지역은 땅 위의 길로 통한다.
사람들은 땅 위에 살고 땅은 걸어갈 수 있다.
그리하여 땅 위에 난 길을 성도들은 걷고 걸어 “땅끝까지” 이를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땅만 만드신 것이 아니다.
바다도 만드셨다.
바다에는 섬이라는 땅덩어리가 있고 거기에 역시 사람들이 산다.
육지와 섬의 땅에 사람들이 살지만
이제 이들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땅에 난 길이 아니라 배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육지의 가장 먼 데만 아니라, 바다 가운데 섬들이 또한 “땅끝”에 속한다.
땅끝이란 땅으로만 연결된 육지의 끝이 아니라 모든 흩어진 섬들까지 포함한 끝이다.
사람들이 흩어져 사는 모든 곳을 땅끝은 포함한다.

이제 안디옥 교회의 다섯 지도자들은 금식하며 기도하다가 성령의 지시를 듣는다.
두 사람, 즉 바나바와 사울─곧 바울로 불리는─을 따로 세워 다른 곳으로 보낸 것이다.
그들은 어디로 가는가?
“두 사람이 성령의 보내심을 받아 실루기아에 내려가 거기서 배 타고 구브로에 가서”
그들은 안디옥에서 실루기아로 갔다.
안디옥과 실루기아의 관계는 마치 서울과 인천 같다.
안디옥은 바다에 가까운 내륙 도시이고 실루기아는 그 수문장 역할을 하는 항구도시다.
안디옥에서 실루기아로 갔다는 것은 배를 타고 항해하러 간다는 뜻이다.
그들은 거기서 배를 탔다.
걸었느냐, 말을 탔느냐, 항해를 했느냐, 하는 이동 방법은 중요하지 않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들이 처음으로 해외로 나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라 밖, 즉 다른 나라를 해외로 표현한다.
땅으로 연결된 나라도 다른 나라면 해외다.
모든 외국 여행은 해외여행이라고 한다.
그러나 본문에서 안디옥에서 사도들이 행한 것은 실제로 배를 타고 다른 곳(나라)으로 움직인 이동이다.
그들은 글자 그대로의 해외 이동을 했다./

그리하여 그들은 땅에서 땅으로 가는 이동을 넘어서
이제는 바다를 건너 땅으로 간다.
땅에서 땅으로 가나 바다를 건너 땅으로 가나 이들의 목적지는 동일하다.
“땅끝”이다.
땅이 있고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 나설 것이다.
그곳을 향해서라면 어떠한 장애물도 넘어설 것이다.

바다!
바다는 인간에게 얼마나 크고 벅차고 위험한 경계인가!
땅끝에는 바다가 있고,
그러므로 “땅끝”을 목적으로 한다면 바닷가까지만 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바다를 더 건너겠다면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경계를 넘어서는 것이요,
땅끝 이상을 가겠다는 것이다.
아니다.
사실은 바다 가운데 있는 땅이 땅끝이다.
그 땅으로 가야 땅끝에 이르는 것이다.
지금 바나바와 사울과 수행원 요한은 안디옥이라는 최전선(땅끝)에서 구브로(키프로스)라는 땅끝으로 이동 중이다.
구브로에서도 안디옥에 가까운 동쪽 항구 살라미만 찍고 돌아오지 않았다.
그들은 섬을 관통하여 서쪽 끝 해변에 있는 바보까지 갔다.
그들은 땅끝에서 땅끝으로, 그리고 또 땅끝으로 이동한다.

아, 이 사도들은 나와 얼마나 다른가!
익숙한 곳에 안주하려는 나와.
땅끝은 적도의 둘레인 4만 킬로미터 밖에 있지 않다.
내가 안주하는 경계선 밖은 모두 내게 땅끝이다.
나는 거기서 배를 타고 구브로로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