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5:22-33,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을 가지고 가는 길)

사도 바울의 이 편지는
3차 전도여행 중 고린도에서 쓰였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현재 전도를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고 있다.
그리고 그가 계획하는 여정이 있다.
로마를 거쳐 서바나(스페인)로 가는 것이다.
로마에는 여러 번 가려고 했으나 아직 들르지 못했다.

그는 지금 당장 예루살렘에 가야 할 일이 있다.
마게도냐와 아가야 사람들이 모은 연보를 예루살렘에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것은 거기에 있는 가난한 성도들을 위해 준비한 구제헌금이었다.
우선 이 일을 해야 하므로 로마로 가는 길은 또 늦어질 것이다.

어찌 보면 그의 여정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
그가 지금 개인적인 여행을 떠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이름을 날리려 전전긍긍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길이 막히기도 하고 지연되기도 한다.
그는 잘못 계획한 것인가?
가지 말 길을 가고 싶어 안달인 것인가?

아니다.
그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는 왜 서버나에 가려 하고 로마에 들르려는가?
지금은 왜 예루살렘에 가는가?
그의 모든 길은 하나님을 위한 여정이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하나님의 일을 위해 길을 간다.
언제고 어디서든 하나님이 이리로 가라면 가고 저리로 가라면 그리로 간다.

그러니까 바울은 어느 길을 가도 하나님의 길을 가는 것이다.
전도와 양육과 위로와 교제,
모든 것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한 것이며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일이다.
영적인 것을 나누든 육적인 것을 나누든
그는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사람들을 섬긴다.
심지어 그는 손수 장막을 만들며 자비량 선교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는 말만 하고 기도만 하는 사역자가 아니다.
그는 자신의 생계를 스스로 책임지기 위해 일도 한다.
그리고 그는 덤으로 고난도 받는다.
여기저기서 고소를 당하고 박해를 받고 도망을 간다.
그가 가는 모든 길은 조금도 자신을 위한 것,
더구나 자신의 기쁨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는 하나님을 위해 길을 간다.
하나님을 위해 멈추고 하나님을 위해 움직인다.

그 증거가 무엇인가?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이다.
그는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을 가지고” 로마에 가려고 하고,
서바나로 갈 것이며, 예루살렘 길을 떠난다.
그는 가는 곳마다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을 전하고 나누고 베풀 것이다.

나의 길은 어떠한가?
나의 길의 목적은 무엇인가?
아, 대학시절에 내가 깨달은 소명이 있었다.
‘지성사회 복음화’ 이것이 내가 걸으려고 하는 평생의 길이다.
대학에서 한 학생이라도 ‘사서’ 복음을 전하고 기독교 세계관에 따라 살도록 돕는 것,
이것을 위해 지금까지의 길을 걸었지만
나는 과연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을 얼마나 가지고 온 자인가?
나로 인해 그 복을 알게 되고 받아 누리는 자가 몇이나 될까?
나는 참 부끄럽다.
하나님이 늘 열어주시고 가라고 명령하심에도
나는 머뭇거리고 지혜가 부족하고 무엇보다 담대하지 못했다.

바울은 이 길에 목숨을 걸었다.
사실 그가 이후에 로마로 가는 길은 죄수로 생명에 아무런 보장도 없는 길이다.
그리고 그는 결국 로마에서 순교한다.
그리고 그는 그때까지 가는 곳마다, 그가 걷는 모든 길에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을 가지고” 갔다.

나는 다시금 정신 차려 내게 걸으라고 하시는 길을 가야 한다.
이것을 위해 기도하고 기도를 부탁하고 하나님을 더욱 의지해야 한다.
바울이 바로 그렇게 했다.
내가 이 사명을 위해 무엇보다 기도로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