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5:12-26, 출옥 후)

사도들은 예루살렘의 종교지도자들에게 참으로 위험한 인물이 되었다.
이미 그들을 잡아다가 공회에서 신문하고 예수에 대한 발언의 금령을 내리고 훈방 조치했지만
사도들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여전히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들은 하필이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
특히 종교지도부의 권위의 중심지인 성전에서 “표적과 기사”를 일으키며
갈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큰 수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자 대제사장과 사두개파는 사도들을 다시 잡아다가 옥에 가두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천사가 밤에 사도들을 감옥 밖으로 끌어내었다.
옥은 든든하게 잠기고 지키는 사람들이 문에 서 있었지만
주의 사자는 옥문을 열고 사도들을 끌어내었다.
간수들은 그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것은 간수들을 속인 탈옥이 아니었다.
단지 하나님의 권능이 사람의 권세에 매여 있지 않은 것을 보여주는 표징이었다.

천사가 사도들을 감옥에서 나가게 할 때
“가서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다 백성에게 말하라”고 지시했다.
사람의 생각으로 말한다면 출옥은 곧 도망이요 안전한 곳으로의 대피일 것이다.
그렇다면 ‘가서 몰래 숨어라’, ‘일단 피하고 다음 지시를 기다려라’ ‘너희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겠다’ 이런 말이 상식일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천사들을 통해 사도들이 “가서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다 백성에게 말하라”고 명령하신다.
그것은 도피와 전혀 상관이 없다.
하나님은 이들이 감옥을 나가서 ‘다시’,
그것도 “성전에 서서” 예수의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다.
그것은 사람의 상식과 전혀 달랐다.

하나님의 명령도 놀랍지만 또한 사도들의 순종이 매우 놀랍다.
사도들은 신비한 방식으로 감옥에서 풀려날 때
투옥이 사탄의 궤계라면 출옥이 하나님의 뜻이며 그러므로 다시는 잡히지 않게 해주실 것을 기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지시는 ‘다시는 잡히지 않게 해주시는 것’이 전혀 아니었다.
하나님의 목적은 출옥 자체에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분명 사도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셨을 것이다.
아니면 그들의 몸을 투명인간으로 변신시키시든지,
다시는 잡히지 않을 특수 장치를 부가하셨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나님은 사도들이 잡히느냐 안전하냐에 중심을 두지 않았다.
하나님께 중요한 것은 예수의 복음이 전파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사도들은 감옥에서 나왔고, 그 일이 계속 되어야 했다.
사도들은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했다.
그들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릴 때 뿔뿔이 흩어지고 몸을 숨겼던 것과 정반대의 일을 했다.
그들은 다시 “성전에” 가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그것은 ‘나를 잡아가주십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다시 잡혀왔다.
하나님은 그들이 다시 잡히지 않도록 특수한 방책을 쓰지 않으셨다.
매이지 않을 것은 복음이지 사도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즉 사도들의 출옥이 하나님의 목적이 아니었다.
사도들도 그것을 분명히 알았고 재 투옥이 뻔한 상황 속에 그들은 당당하게 들어갔다.
출옥 후 그들은 여전히 복음을 공개적으로 전했다.
그것만이 하나님의 목적이었고 사도들의 사명이었다.

이에 비한다면 나는 나의 출옥과 안전,
즉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는 것, 부담을 지지 않는 편함을 가장 앞세우는 것 아닌가!
나는 출옥의 기적을 분명히 안전의 보장으로 여겼을 것 아닌가.
즉 그것이 나의 목적이었지 않았겠는가.
나는 내가 다시 잡혀 와도 복음이 증언되어야 하는 하나님의 뜻을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 아닌가.
아, 근본적으로 나는 사도들의 순종과 너무 거리가 멀지 않은가!
그 차이는 사도들은 복음을 먼저, 목적으로 알았다면,
나는 여전히 나를 먼저, 목적으로 삼고 있는 것 아닌가!